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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지침

사목지침

"그리스도만이 모든 것이며, 모든 것 안에 계십니다." (콜로 3,11)

- 희망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께로! -

김태진 베네딕토 주임 신부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2021년은 우리 성 정 바오로 성당이 알링턴 교구로부터 본당으로 승격된지 25주년을 맞이하는 의미있는 해입니다. 이 뜻깊은 해에 25년간 당신의 섭리로 이끌어 주시고, 베풀어 주신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드리며, 함께 50주년을 향해 나아가는 사랑의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

우리 공동체는 지난 3년간 “사랑이신 하느님께 나아가는 해”, “사랑이신 하느님과 함께 하는 해”,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해”로 정하고 본당 승격 25주년을 준비해 왔습니다. 지난 해에는 급작스런 코로나19 전염병의 세계적 확산으로 사상 초유의 종교행사가 금지되어 비대면 미사를 봉헌하는 등 제한된 삶 속에서도 가정기도를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어렵고 힘든 시기에 함께 해주신 공동체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그리스도만이 모든 것이며, 모든 것 안에 계십니다” (콜로 3,11)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옛 인간을 그 행실과 함께 벗어 버리고, 우리를 창조하신 분의 모상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워지면서’(콜로 3,1-10) 오직 희망이신 주님을 믿고 의지하며 그리스도 안에 머물러 기도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신앙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희망이 있음을 고백합니다. 세상에는 ‘주님을 신뢰하고 신뢰를 주님께 두는 자’‘쓰러질 몸을 제 힘인 양 여기는 자’가 있습니다. 주님을 신뢰하고, 주님께 신뢰를 두는 자는 복을 받습니다.(예레 17,7-8)

세상에 집착하는 욕망과 욕심을 내려놓고 참된 희망을 붙드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아무리 우리 힘이 세어 보이고 똑똑해 보여도 인간을 의지하지 말고, 오직 우리 희망이신 주님을 믿고 의지하며 나아가는 믿음의 공동체를 이루고자 합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위대한 믿음의 장인 11장을 결론지으면서 12장을 “예수를 바라보라”로 시작합니다. 믿음의 선조들이 그러했듯이, 우리도 역시 믿음의 주님이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희망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어두워져 가는 세상 속에서 많은 이들은 자신 안에서 또는 다른 것으로부터 희망을 찾고자 애를 씁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전쟁으로 인해 앗아간 목숨의 몇 배의 목숨을 한순간에 사라지게 하고 인간의 욕망을 한순간에 다 차단해 버렸습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그리스도인은 영원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아야 할 이유입니다.

유대인들을 참혹하게 학살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있었던 일 중 전해지는 하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느님만을 경배하며 따랐던 많은 유대인은 자신들에게 벌어지는 끔찍한 상황 속에서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대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동료들이 가스실에 끌려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한 사람이 하느님을 원망하며 수용소 벽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God is no where!” 많은 사람들은 그 글귀를 보며 더더욱 절망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때 한 유대인이 그 내용을 “God is now here!”로 바꿨습니다. 어디에도 없는 하느님이 지금 이 자리에 함께하시는 하느님으로 바뀐 것입니다. 그때부터 죽음에 직면한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으로부터 희망을 찾으며 삶을 이루었듯이, 우리도 희망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께 나아가는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2021년은 본당 설정 25주년이 되는 의미있는 해입니다. 이는 단순히 숫자가 쌓여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동안 다져온 신앙을 바탕으로 예수님께 희망을 두며 ‘해야 할 바를 깨닫고, 깨달은 바를 행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합니다.

우리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며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그 신앙을 만끽하되 자기 만족이 아닌 이웃과 공동체 안에 함께 공유하여, ‘그리스도만이 모든 것이시며, 모든 것 안에 계시는 분’임을 믿고, 그분께 희망을 두며 나눔과 사랑으로 하나되는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2021년 1월 1일 천주의 모친 성모마리아 대축일에
주임 신부 김태진 베네딕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