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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섭 보좌 신부 인터뷰

이태섭 보좌 신부 인터뷰

주님의 부르심으로 나선 '사랑의 길'
성 정 바오로 성당 제10대 보좌로 부임한 이태섭 요한 사도 신부.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나의 것이다.”(이사야 43,1) 라는 서품 성구가 더욱 간절히 다가온다는 이태섭 신부는 이 곳에 머무는 동안 ‘공동체에 녹아드는 사제’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이태섭 요한 사도 신부

‘두려워하지 마라’

미국에 올 준비를 하며 코로나 상황보다 더 걱정된 것은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내가 과연 미국에서 맡은 소명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이민 사회의 생활방식이나 문화에 잘 적응하고 이들과 호흡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더 컸던 것 같아요. 하지만 격리를 끝내고 신자분들과 만난 지금은 이런 걱정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하느님 사랑, 예수님 사랑 덕분에 우리가 만났는데 ‘두려워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돌아보면 큰 시련에 부딪힐 때마다 하느님께서는 ‘두려워하지 말라’며 저를 잡아주셨습니다. 신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님이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지셨을 때 많이 힘들었어요. 나는 과연 이 모든 개인적인 상황을 뒤로 하고 사제로서 살 수 있을까, 가족보다 하느님을 더 사랑할 수 있을까… 시간이 흘러 대학원 1학년 때 또다시 나의 ‘부족함’이라는 한계에 맞닥뜨려 방황할 때에도 하느님은 저를 잡아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부르심에 감사하며 신학교에 입학하고 그 감사함을 잊지 않고 살아가려고 다짐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느님의 부르심은 잊고 제 자신만을 바라본 것 같습니다. 고민을 하면 할수록 사제로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막연함이 커졌던 것 같아요. 그렇게 고민하고 기도하다 어느 순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말씀이 떠오르더군요.

“내가 너를 구원하였으니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나의 것이다”(이사야서 43,1)

이 말씀을 매일 묵상하고 기도하며 ‘하느님의 부르심’에 확신을 갖게 되었고 다시금 부르심에 대한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의 손길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막연함과 두려움에 쌓여 있을 때 제게 가장 큰 위로와 힘이 되어준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부족한 제게 용기를 주었고, 앞으로도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제 자신을 올바로 가도록 이끌어줄 것입니다.

그 다음에 이어지는 말씀도 제게 큰 힘이 되는데, 고국을 떠나 이민오신 여러분들에게도 많은 위로가 되어줄 것 같습니다.

누구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하느님이 계신 집, 열려 있는 공동체를 꿈꾸다

저는 교회공동체가 어느 한 사람이나 한 단체 등 특정한 사람들만을 위한 공동체가 아닌,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건강한 사람이든 아픈 사람이든, 아이든 어른이든, 남자든 여자든, 모든 이가 언제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하느님이 계신 집’이면 좋겠습니다. 모든 이에게 다가가시지만 특별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약한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그들에게도 따뜻함과 사랑이 있음을 알려주신 예수님의 모습을 닮고 싶습니다. 제가 무뚝뚝해 보이고 표현은 잘 못하지만 마음은 따뜻해요.(웃음)

주님의 부르심으로 나선 ‘사랑의 길’

신학생 시절 노래를 부르며(수원 가톨릭대학 갓등 중창단) 많이 행복했어요. 그때 부른 노래 중 ‘사랑하는 그대에게’ 를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이미 저는 주님의 부르심으로 ‘사랑의 길’을 나섰고 여러분을 만났습니다. 그 여정에서 혼자 앞장서 걷기보다는 성 정 바오로 공동체가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사랑 안에서 조용히 녹아드는 사제’이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그대에게

그대 집 떠남 두려워 마오.
구름•불기둥만 믿고 따라가오.

그대 가다가 갈증허기에
가난한 그대 영혼 상처나거든
높이 달린 구리뱀을 바라보오.

갈릴래아 호수라도
그대 바람처럼 잔잔하진 않고
가르멜산 오르는 길은
너른 산책길이 아닌 것을
넘어져도 임의 자락 놓치지 마오.

그대 나섬은 출가요, 새로남, 이별,
아픔, 십자가의 길!
그분의 부름과 그대의 선택인 것
사랑의 길인 것을!

두려워마오 그대여 주저마오
무너져도 놓지마오.
그대가는 곳 하늘마을이라오!
참 잘 나섰다오!

<류해욱 신부 시(원제: 출가) / 김동하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