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정 바오로 천주교회 본당 승격 25주년 감사미사 봉헌을 위해 보고 싶었던 신부님들이 자리를 함께 하셨다. 박용식 시몬 초대 신부님, 곽호인 베드로 신부님(6대 역임), 김용성 타대오 신부님(5대 역임)이 전하는 가슴 벅찬 소감과 축하 인사를 들어본다.
정말 꿈만 같습니다.
성 정 바오로 성당 초대 신부로 있었을 때 신자들과 함께 집없는 서러움을 경험했습니다. 그때는 성당도 없었고 회의실도 없었고 주일날 함께 모여 이야기 나눌 친교실도 없었고 신자들도 가난했습니다.
이 집 저 집, 미국 성당 세 군데를 옮겨 다니면서 셋방살이를 한거죠. 우리만의 성전에서 함께 기도하는 것이 간절한 꿈이었습니다. 근데 그 꿈이 이뤄졌어요. 아,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요. 정말 좋은 꿈은 이뤄지나 봅니다.
당시 우리는 절박했습니다. 우리의 성전을 짓겠다고 교구청에 계획서를 제출했더니, 교구청에서 우리가 건축 기금 3분의 1을 모금하면 3분의 2를 지원해 주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그 목표 금액이 100만불이었는데, 처음에는 그 큰 금액이 불가능하기만 했고, 자신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호텔에 신자들을 초대해 저녁을 대접하고 간절한 바램을 담아 건축기금에 대해 설명했는데, 목표 금액을 모두 모금한 것이었습니다. 누군가는 기적이라고도 말합니다. 맞습니다. 그때 초기에 성전을 마련하느라 함께 고생하신 신자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싶어요. 시간이 지나면 고생은 잊혀지고 모든 게 추억으로 남는다는 말처럼 지금은 제 맘 속에 소중한 추억이 된 것 같습니다.
성전을 갖고 싶었던 절박한 마음과 노력이 씨앗이 되어 오늘 이렇게 25주년의 기쁨을 맞게 되었으니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모릅니다.
이제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25년은 ‘하느님 안에서 이뤄지는 신앙 공동체’, 내적 성숙에 집중하는 시간이 되셨으면 합니다. 오늘날 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영성적 갈증은 내적 성숙을 통해서만 극복될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평소에 미사도 드리고 기도와 묵상도 많이 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신앙생활 외에도 끊임없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인 신앙 교육이나 피정 등을 통해 깨어 있어야 합니다.
신앙심은 없고 세속적인 이유나 사회 생활의 필요성에 의해서 성당을 찾는 신자가 많아진다면, 교회 내부에 부작용도 함께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오로지 ‘신앙’을 찾아 성당에 오고, 하느님 안에서 위로받고 사랑을 나누러 오는 곳, 신앙이 전부가 되는 성전으로 가꾸어 나가시기 바랍니다.
‘버지니아 성 정 바오로 성당의 일원’ 임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그런 공동체가 되도록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성 정 바오로 성당 신자들을 만나니 너무 너무 반갑습니다.
이곳 신자들이 저희들을 깊이 환영해 주시고 환대해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 공동체는 진심으로 사제를 사랑하는구나, 사랑이 참 많은
공동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를 환영해 주시는 신자분들께 참으로 감사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여기 살 때는 몰랐는데 한국에 가서 이곳에서의 생활을 돌아보니 제가 많이 부족했더군요. 사제인 내가 먼저 여러분들을 더 위로하고 사랑했어야 했는데, 오히려 제가 더 큰 위로와 사랑을 받았다는 걸 돌아가서 깨달았어요. 이 자리를 빌어 다시 감사드리고 죄송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제가 이 곳에 있을 때 하상관을 지었는데, 그 때 신자들이 보여준 헌신적인 사랑과 열정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미래의 자녀 교육, 청소년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한마음이 되어 기금을 모금하고 끝내 이루어내시는 저력에 큰 감동을 받았어요.
서양에서는 25주년을 한 세대로 본다죠. 성 정 바오로 성당은 이제 새로운 세대를 향해 출발하는 시점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좋은 것은 취하고 바람직하지 못한 것은 버려야 하는 때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취하고 버리는 기준, 그 기준은 바로 ‘하느님’이고 ‘예수님의 사랑’임을 을 깊이 새기셨으면 합니다.
25년, 30년, 50년, 단순히 숫자나 외형적인 발전이 아니라 하느님 마음에 드는 공동체, 진정한 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로 나아가는 성장의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이 목표는 우리가 영원히 지향해야 하는 모습일 것입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성 정 바오로 성당 신자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미국에 이민와서 공동체를 형성하고 성실하게 큰 본당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도 자기 정체성을 잊지 말고 ‘새로 선택한 고향’에 더욱 깊이 뿌리내리는 공동체로 태어나는 출발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교황청이 발표한 ‘이민사목에 대한 훈령’ 을 보면 자기의 뿌리를 잊지 않고 후손에게 그 정체성을 계승시키기 위해서는 ‘모국어’와 ‘문화’를 잊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민사회 현실은 여러가지 장벽이 있겠지만 정체성을 계승하는 방안이 무엇일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초기에 이민오신 분들은 30년, 길게는 5,60년 정도 되었을 것입니다. 다른 나라의 이민 역사를 보면 200년이 넘는 나라도 있겠고요. 나무로 말하자면 200년 묵은 나무 옆에 우리 한인들은 어린 나무들이지요.
오래된 다른 나라의 역사를 보고 부러워하거나 주눅들지 말고, 우리만의 정체성을 갖고 깊이 뿌리내리면서 큰 나무로 우뚝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다보면 큰 숲을 이뤄 햇빛을 많이 받는 멋지고 아름다운 공동체가 될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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