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드립니다.
어느덧 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인사이동의 시점이 다가왔습니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하느님의 섭리를 느껴봅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10월, 미국 버지니아에 첫 밭을 내딛은 날입니다. 팬데믹으로 종교행사도 금지되었고,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던, 다시금 생각하기도 싫은 시간. 방송을 통해 인사를 해야 했고, 만남을 기약할 수 없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 미사 참여자를 100명으로 제한하고 미사가 재개되었으며, 혹 확진자가 다녀가면 또 잠시 중단을 하며 팬데믹 상황을 이겨낸 우리 공동체. 어려운 환경이지만 신앙의 끈을 놓지 않고 함께 해 주신 공동체 모든 신자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우리 공동체는 알링턴 교구에서 한국어로 미사를 봉헌하는 본당으로 승격된지 25주년을 지냈습니다. 알링턴 교구에 한인 공동체로 당당하게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우리 신자분들 덕분입니다. 여러분들이 지역사회 내에서의 자리매김과 교구 안에서 한인공동체에 대한 인정. 그것은 바로 우리들이 그동안 쌓아온 공로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사목자로서 한 사람의 잘못은 그 한사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인 전체에 대한 잘못된 판단으로 돌아온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교구의 행사나 교구에서 하는 일들에 대한 관심으로 함께 하고, 교구에서 추진하는 사목에 함께 하고자 했습니다. 교구 설정 50주년 희년 축제를 준비하며 기억하고, 기뻐하며, 새롭게 변화하는 공동체를 위해 함께 걸어온 모든 신자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성 정바오로 성당 신자 여러분, 저는 이제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했던 시간에 대한 고귀한 추억은 영원히 저의 가슴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에게 많은
사랑을 주시며 기도해 주신 모든 신자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사제 이전에 하나의 부족한 인간이었습니다. 저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받으신 분들이 있다면 이 시간 용서를 청해봅니다. 부족한 저를 믿고 따라와 준 모든 신자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이렇게 부족한 저를 성장시켜 모국으로 돌려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동안의 사랑에 대한 보답은
기도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본당 공동체와 모든 가정에 주님의 축복이 늘 함께 하기를 기도 중에 기억하겠습니다.
여러분도 기도 중에 저를 기억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함께여서 행복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