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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현 안드레아 주임신부 송별 인터뷰

날짜: 2020-10-25
조회: 630

여러분과 함께 했던 4년,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들이었음을 떠날 때가 되어서 더욱 절실하게 느낍니다.

백인현 안드레아 신부

하느님 보시기에 예쁘고 사랑스런 모습으로 변화되어 가기를 바라는 소박한 꿈을 꾸었습니다.

2016년 7월 29일부로 버지니아 교포사목으로 인사발령을 받고, 2016년 9월 8일에 성 정 바오로 성당에 부임해서 사목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 오래 되었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지내왔는데 벌써 4년이라는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기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벌써 그렇게 되었나 생각하며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처음 이곳에 부임할 때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었습니다. 낯선 땅에서 사제로서 새출발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첫째는 신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을 우선적으로 택했습니다. 말하는 이는 많았지만 들어주는 이는 적다고 생각했습니다. 신자들이 하는 말을 잘 들어주기만해도 많은 문제들이 술술 풀리고 해결되었습니다.

둘째는 신자들과 함께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함께 하되 고르게 만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소공동체, 신심단체, 활동단체, 연령별로 가능한 한 골고루 만나려고 노력했습니다.

셋째는 거창하고 큰 계획보다는 신자들이 하느님 보시기에 조금만 더 예쁘고 사랑스런 모습으로 변화되어 가기를 바라는 소박한 꿈을 꾸었습니다.

신자들을 보살피고 돌보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돌이켜보면, 제가 신자들을 보살피고 돌보는 것보다 오히려 신자들이 저를 돌보고 보살피는 일이 더 많았던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보게 됩니다. 그래서 더욱 미안하고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입니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 늘 기도하는 습관을 기르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로 공동체가 함께 봉헌하는 미사마저도 금지할 수밖에 없었던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면서 놀라고 고통스러운 마음은 누구나 경험해서 잘 아실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체험하게 됩니다.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상황보다 다하지 못하고 제한되는 상황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회장단과 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으로나마 안전하게 미사를 진행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다른 많은 활동들은 좀더 시간을 두고 여러가지 다른 방법들을 모색해야 하겠지만, 우리 신앙의 핵심인 미사(성찬례)는 빨리 제자리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미사 참례가 편안함에 밀려나 하느님 사랑 이웃사랑에서 멀어질까 우려됩니다. 우선 가정에서 온 가족이 정성을 모아 기도하는 습관을 길러주십시오. 참석할 수 있음에도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는지 자신을 좀더 성찰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본당 승격 25주년을 맞아 공동체의 내실을 다지는 계기가 되시기 바랍니다.

본당 승격 25주년을 보다 의미있고 기쁘고 성대하게 맞이하기 위해서 많은 계획을 하고 준비해오고 있었지만, 코로나19상황의 장기화로 인해 외적인 행사는 불가피하게 수정 또는 취소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외적인 행사는 못하더라도 본당 승격 25주년이 우리 공동체의 내실을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와 찬미, 기도 안에서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배우고, 서로 격려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영적성장을 이루어, 코로나19를 잘 극복하고 다시금 공동체를 중심으로 일치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정 기도와 묵주기도 100만단 봉헌 운동, 성경필사, 성경 읽기에 좀더 매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합니다!’

만남은 기쁨이고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을 위한 시작입니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사제들의 삶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입니다. 잘 곱씹어보면 만남도 헤어짐도 기쁨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헤어짐으로 조금은 아쉽지만, 다음 주면 새로 부임하시는 신부님과 새로운 만남의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너무나도 어려운 시기에 떠난다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그러나 주님의 섭리하심과 새 본당 신부님과 슬기로운 여러분들을 믿고 떠납니다. 무엇보다 저에게 주어진 4년간의 소임을 큰 탈 없이 마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이 곳에서 함께 했던 지난 4년간의 생활들이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들이었다는 것을 떠날 때가 되어서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됩니다.

어느새 힘들고 어려웠던 일들은 기억에서 다 지워지고, 특별한 것보다는 작은 일들에서 기쁘고 행복했던 일들만 새록새록 기억에 떠오릅니다. 매 미사 때마다 ‘사랑합니다!’ 인사하고, ‘행복합니다!’ 대답하며 작은 사랑을 키워왔던 것 같습니다. 서로가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봐 주셨기에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좋은 기억들, 행복했던 추억들
마음속에 오래 간직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행복하시고 건강하십시오.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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