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향기

미켈란젤로의 <성가족과 아기 세례자 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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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피지 미술관(Uffizi Gallery) 미술관에서 보는 그림 속 성서 36

<성가족과 아기 세례자 요한> 1506 패널에 템페라, 120 cm

우피지미술관의 애장품 <성가족과 아기 세례자 요한 Holy Family with the Infant St. John the Baptist>, 도니 톤도(Doni Tondo)는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Michelangelo Buonarroti 1475–1564)의 세 개의 패널화 중 유일한 완성작이다. 그는 예수님의 공생활 이전에 마리아와 요셉의 충만한 사랑으로 가득했던 나자렛의 가정을 성서의 기록대로 묘사하였다. 기독교 신앙에 인간적 해석이 가미되기 시작한 14세기경부터 성가족은 예술의 단독 주체로, 종교와 인간이 조화롭게 융화된 조형적 표현 대상으로 자리매김했다. 별칭 ‘도니 톤도’는 주문자 도니(Agnolo Doni)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는데, 자신의 결혼과 첫 딸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의뢰한 작품으로 르네상스 예술의 전형적인 작품 생산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관람객은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 옆 산 조반니 세례당의 청동문, 기베르티의 ‘천국의 문’에 대한 오마주로 그가 직접 디자인한 프레임도 함께 감상한다.

미켈란젤로의 원형 화면은 4단계의 순차적 공간으로 깊숙하게 연출되었다. 전경 성가족의 머리로 형성되는 역삼각형은 마리아의 양팔과 요셉의 어깨를 지지대로 안전한 삼각형을 만들어내 천재의 능숙한 독창력을 재확인시키며 상호작용을 유도해 친밀한 가족애를 자아낸다. 풀밭 맨바닥에 앉은 지상의 마리아 위로 위치한 요셉은 이례적인 구성이지만, 그의 다리는 마리아의 옥좌로 성가족을 보호하며 안정된 피라미드에 속해 있다. 편안한 구도의 화면은 아기를 주고 받는 부부의 불분명한 동작으로 지속적인 운동성과 역동적 움직임을 생성하며 성가족의 완전한 결합과 교감을 증명한다. 아기 예수의 관심은 마리아로 향하는데, 요셉의 형형한 눈빛과 숭배, 사랑이 넘치는 마리아의 시선 그리고 이들 뒤로 보이는 아기 세례자 요한의 눈길은 모두 아기 예수에게 견고하게 고정되었다. 관람객은 성가족과 배경을 분리하는 수평의 낮은 담 뒤 아기 세례자 요한의 뒤로, 시선을 외면하고 회피하는 정체불명의 5명의 남성 누드에 강한 호기심을 보인다.

동물 가죽옷을 입고 십자가를 든 채 물 웅덩이에 앉아 있는 아기 세례자 요한은, 이교도의 상징이자 과거시대의 원죄로 표명되는 남성 누드를 ‘세례’로 정화해 다가오는 새 시대를 여는 ‘성가족’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성가족의 내밀하고 인간적인 감정을 강조한 화면은 붓 터치를 완전히 감춘 채 동일 계열의 색조와 명암 변화로 창조한 신체적 양감은 조각의 매끄러운 단면과 부조를 연상시킨다. 뒤틀리고 왜곡된, 볼륨감 넘치는 몸은 자긍심 높은 조각가의 예술적 특성이자 당시 발견된 고대 헬레니즘 조각 라오콘상의 조형적 반영이다. 선명하고 생생한 마리아의 옷에서 시작한 색상은 대기 원근법으로 멀리 끝없이 펼쳐지는 산악 풍경을 따라 점차적으로 희미해진다. 관람객은 들판에서 자라는 우슬초와 수레 국화에서 그리스도의 겸손과 세례를 보고, 클로버와 아네모네의 숨겨진 상징에서 삼위일체와 그리스도의 수난과 구원을 예측한다.

미켈란젤로는 당대 가정에서 종교적 장식으로 각광받던 톤도에 익숙치 않은 템페라로 온유한 성가족을 재창조했다. 성가족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원형 프레임은 도니 가문의 문장 별과 초승달이 덩굴 식물과 어우러지는 문양에, 상단 중앙에 돌출된 그리스도의 머리와 그 아래로 선지자와 천사의 머리를 쌍으로 장식해 더욱 완전해져 작품의 위상을 높인다.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자 최고의 중재자로 구원을 간청하고 호소하는 마리아의 머리 위에 두 손을 얻은 아기예수는 축성의 영광과 은총을 내린다. 기존의 전통적 도상에서 벗어난 강렬한 색상과 인위적인 자세의 대담한 구성은 당대 미술적 규범이 되며 매너리즘의 탄생을 예고한다. 관람객은 14년의 복원기간을 거쳐 1994년 공개된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경당의 천정화와 제단화의 표준이 되었던 원본의 색상과 양식을 확인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과 평화를 실천하는 성가정은 하느님이 가장 원하시는 일로, 육화의 신비로 이루어진 하느님의 사랑을 따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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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entered: 01-14-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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