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향기

[성원경 신부의] "그러나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요한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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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하는 고해성사 / 스콧 한 지음/ 강우식 옮김 /바오로딸 출판

한국에서 길거리를 가다 보면 바닥에 떨어져 있는 큰 광고 종이들을 보게 됩니다. 이 광고 종이들은 어디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애초에 바닥에 붙인 광고들입니다. 하도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보며 걸어 다니기에 벽에 붙이는 광고보다 바닥에 붙이는 광고들이 더 효율적이 된 것입니다.

이제는 스마트폰 없이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한 세상입니다. 끝까지 2G폰을 쓰시던 저희 아버지께서도 작년 이맘때 결국에는 스마트폰으로 바꾸셨습니다. 아직 많은 앱을 사용하진 않으시지만 그래도 카톡이나 간단한 앱들은 사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런 스마트폰에는 너무나도 많은 APP들이 존재합니다.

이런 앱들 가운데에서 2011년 가톨릭 신자들에게 획기적인 앱이 나왔습니다. 그 이름은 Confession : A Roman Catholic App, 말 그대로 고해성사를 위한 앱입니다. 내 인적 사항과 죄를 입력하면 성경이나 가톨릭 성인들의 말씀을 팝업창으로 제공한다고 합니다.

아마 이런 APP이 있다면 사용해 보고 싶으신 분들이 많은 것입니다. 냉담자들이나 신자들에게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가장 많은 대답이 고해성사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고해성사를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어찌 됐든 나의 치부를 누군가에게 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대상이 예수님의 대리자인 사제라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그렇다면 가톨릭교회는 이 앱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요? CBCK는 이렇게 말합니다. “가톨릭교회는 고해성사에 대해 고해 사제와의 일대일 만남을 통한 개별 고백만 가능하다고 가르칩니다. 고해성사는 전화나 이메일, 대리인에 의해 이루어질 수 없으며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고해성사 역시 결코 허용이 되지 않습니다. 직접 대면이 아닌 가상의 공간을 이용한 죄 고백은 기존의 고해성사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이 앱은 이 앱을 통해 고해성사를 하여 죄 사함을 받는 것이 아니라, 신자들이 자신의 생활을 더욱 구체적으로 성찰하고 고해성사 예식의 의미를 이해함으로써, 고해성사를 형식적이고 부담스러운 죄 고백이 아닌 진지한 성찰과 회개의 시간이 되도록 도와주고자 제작한 ‘고해성사 도우미 앱’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고해성사는 가톨릭 신자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들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고해성사를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할까요? 일단 답을 말씀드리면 고해성사는 우리를 하느님과 다시 가깝게 만들어주는 치유의 성사이며 ‘걱정이 많고 불확실한 시대에 영적 성장을 이루는 열쇠’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잘 담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이번 달에 소개해 드릴 책인데요. ‘스콧 한’이 쓴 “치유하는 고해성사”입니다. 이 책에는 고해성사의 역사와 죄의 특징, 그리고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로 고해성사를 하는 것인지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가운데 신자들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인 ‘효율적인 고해자의 습관’에 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혹시 기회가 되셔서 이 책을 읽어보신다면 평소에 하는 고해성사를 더 풍성한 은총과 함께 만나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저자는 고해성사는 참회를 위한 모든 희생 행위의 정점이며 수백, 수천 배 탁월하다고 말합니다. 고해성사가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는 초자연적 삶을 위한 계약의 유대를 회복하고 새롭게 하기 위해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고해성사를 자주 - 매 주나 매달 - 보라고 말합니다. 교회는 적어도 1 년에 한 번 이상 보라고 가르치지만 오히려 자주 보는 것이 익숙해지는 만큼 더 쉽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고해 사제를 찾으라고 말합니다. 사실 이 부분은 한국 가톨릭 신자들에게, 특히나 우리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에 다니고 있는 신자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 중 하나입니다. 고해성사를 볼 사제들조차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나를 알고 있는 고해 사제를 정하고 고해를 하게 되면 나의 생활은 어떻고, 내가 어떤 유혹에 약하고, 나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알게 되기 때문에 자신의 영적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철저하게 준비하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양심 성찰을 잘 하라는 말입니다. 저자는 비타민 섭취나 운동 계획 또는 식이요법이나 장부정리처럼 매일 하지 않으면 실패하기 때문에 적어도 하루에 한 번 양심 성찰을 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양심 성찰을 하면서 나의 관심, 갈등, 죄 등에 대해 간략한 메모를 남기면 고해성사를 할 때 훨씬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고해소로 가라고 합니다. 참으로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는 사람의 가장 효과적인 습관이 바로 고해성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자는 ‘성 호세 마리아 에스크리바’의 고해자가 지켜야 하는 네 가지를 소개합니다. 그것은 바로 ‘빠짐없이 고하라, 진심으로 통회하라, 분명하게 표현하라, 간략하게 고하라.’입니다. 이렇게 하는 고해성사를 통해 더 효율적으로 하느님과 화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톨릭 신자들에게 있어 고해성사는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부담이 되고 어렵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양보할 수 없는 것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많은 분들이 사순시기에 판공성사를 보고 이후로 한 번도 고해성사를 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습관은 나를 점점 하느님과 멀어지게 만듭니다. 하느님과 화해할 수 있도록 예수님께서 마련해 주신 고해성사를 더 자주 볼 수 있도록 노력해 봅시다. 이런 우리들의 습관은 분명 우리를 하느님 나라에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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